말씀따라 걷기

대구대교구 청년국 게시판 입니다.

말씀따라걷기

동생들만 있는 제게는 친자매가 없어서일까요?

요즘들어 자매지간을 유심히 바라보곤하는 저를 발견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어떠했을지 몰라도 청년이 되어서는

참 보기 좋은 한 자매지간이 며칠 전, 

제 눈에, 제 마음에 딱 들어 왔습니다.

청년회 활동을 함께 하며 동료애를 맘껏 발휘하는 쌍둥이 자매,

또 나이 터울이 있음에도 마음 잘 맞는 친구같아 보이는 자매지간.

 

주일학교 어린이 복사단 중에는 

"다른 언니와 짝으로 복사 세워 주세요!"하는 

두살 아래 새침떼기 여동생과 

그런 동생이 얄미워 자주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동생이 복사를 설 때면 눈을 떼지 못하는 언니,

먹이사슬 속 천적(?)같은 자매지간도 있습니다.

 

루카 복음사가의 유일한 보도인 

오늘 복음에 의하면

예수님께서는 또 하나의 자매지간,

마르타와 마리아 사이에 계십니다.

 

마르타와 마리아,

한 어머니 뱃 속에서 태어났지만 

아롱이 다롱이,

예수님을 모시는 방법도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예수님을 모셔들여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한 언니 마르타,(10,40ㄱ)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는 동생 마리아.(10,39)

 

마르타의 시선은 마리아에게로 힐끔,

그 때마다 마음의 시선은 

짜증에 뒤범벅되어 삐딱해졌겠지요.

저 역시 종종 체험하는 마음이요, 

감정이기에 백배공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르타는 

그 시선을 마리아에게 멈추지 않고,

예수님께로 돌립니다. 그리고 예수님께 다가갑니다.(10,40ㄴ)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는 동생 마리아,

이제 마리아의 시선 속으로 언니 마르타가 들어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마르타를 향하니, 

마르타의 귓가에도 

오직 마르타를 향한 예수님의 음성이 전해집니다.

 

오늘 저는 이 복음을 묵상하면서,

늘 마르타에게 하신 말씀이라고만 생각해왔던 예수님의 말씀,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10,41-42)를

마리아의 귓가에 들린 말씀으로 해석해 봅니다.

 

"마리아야, 마리아야! 

너의 언니 마르타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고 있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 너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겠지. 

하지만 그 좋은 몫을 너의 언니에게도 나누어야하지 않겠느냐!"

 

손님을 환대하는 몫 역시 

시간과 정성, 기도가 담긴 노동의 결과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마르타를 향한 말씀이

마리아가 선택한 그 좋은 몫에

더욱 요긴한 몫의 사랑을 더하는 마중물이 되었겠지요.

 

두 자매가 함께 예수님을 말씀을 귀담아 듣고,

이제 일어나, 

예수님과 그분의 일행을 대접할 음식을 정성껏 준비했으리라, 

제 마음 집에 따뜻한 풍경으로 그려집니다.

 

서로를 향한 신뢰의 눈빛으로 지어진 맛깔진 음식상이 

허기진 주님과 그분의 제자들에게 

사랑 가득한 아가페 자리로 선사되었으리라, 

성령의 빛 안에서 부드러운 선으로 그림을 그려봅니다.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가장 요긴한 몫>은

서로를 향한 사랑, 

우리와 작별하시는 그 마지막 만찬 상에서 남기신 말씀, 

바로 <서로 사랑하라>는 그 몫임을 깨닫습니다.

 

 

전 요세피나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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