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따라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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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따라걷기

도자로서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주님의 기도만큼 자주 바치는 기도가 바로 성모님의 노래가 아닐까 한다그리고 그렇게 자주 바치기에 너무나도 친근하고 입버릇처럼 하는 기도가 될 때도 많은 것이 또 이 성모님의 노래일 수도 있겠다. 고등학교 때 레지도 단원으로서 매일 까떼나로 바쳤고지금은 수도자로서 매 저녁마다 바치고 있는 기도이지만 정작 한 구절 한 구절 깊이 음미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오늘 복음 묵상을 하면서 깨닫게 된다.

 

말이 되고 학기말이 되면서 한 해를 마무리 하며 해야 할 일들도 많은데 학교나 주변 사회 분위기가 많이 어수선하다나아가 올해는 나라 분위기까지도그리고 나를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고 소리를 높이는데모든 것의 요점은 하나로 귀결된다관리자가 관리를 잘 못해서즉 다른 사람이 잘 못해서이다불평의 도가니에서 헤어 나오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 나 역시 상황의 희생자로 자처하며 목소리를 높일 때가 많다.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는 것은 주변 상황이 모두 안정되고 평화로워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비천함을 굽어보시고 큰일을 하셨기 때문이라는 성모님의 노래는 불평의 도가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내가 진정 시선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시는 하느님이시라는 시골 소녀 마리아의 입에서 나온 엄청난 선언은 과히 혁명(革命)이라 불러도 되겠다.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시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신뢰 역시 우리 힘듦의 원인을 대통령직장상사관리자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무색하게 한다아울러 종래의 관습제도 등을 단번에 깨뜨리고 새로운 것을 세움.’이라는 뜻의 혁명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임을 생각하게 한다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알아차리고 내가 해야 할 나의 일을 묵묵히 해 나갈 수 있을 뿐이다.

 

문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놓칠 수 없는 개념은 자비로서모든 것은 하느님 자비 안에서 이루어지며 그리하여 모든 것이 그분의 호의라는 것이다통치자를 끌어내리고부유한 자를 내치시는 것까지도 하느님 자비의 맥락에서 봐야하는 것이다하느님 자비는 인간과의 인격적인 관계 안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 저 멀리저 높이 있는 것은 아니다하느님의 자비는 저 높은 곳에서 그냥 툭 던지듯이 주어진 것이 아니라 나와 동등한 위치에서 나와 같은 눈높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이 자비야말로 성탄의 신비인 육화에 이르러 절정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

비천함을 굽어보시고 비천한 이를 끌어올리시기 위해 스스로 비천하게 되신 육화하신 말씀 안에서 이루어지는 자비를 체험하고 싶다나를 위해 낮추어서까지 동등하게 되신 하느님이시니까그럴 때 나 역시 넉넉한 마음으로 하느님 때문에 행복한 여자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지 않을까.

 

리아의 노래가 또한 나의 노래가 되길 바라며 매일 바치는 성모님의 노래를 한 구절 한 구절 정성껏 노래하리라 다짐해본다.

 

남 희정데레사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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